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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짜증나는 이유, 과학은 알고 있다

by 알신과학 2025. 6. 2.

왜 배고프면 예민해질까요?

배고픔이 뇌와 감정에 미치는 과학적 이유를 흥미롭게 풀어드립니다.


 

점심시간을 앞둔 11시 40분.
회의실 안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A는 평소보다 날카로운 어조로 말을 끊었고, B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유는 하나. 배가 고프다.
웃으며 대화하던 사람도, 배가 고프면 말수가 줄고, 누가 뭐라도 하면 괜히 기분이 상한다.

 

"배고파서 그래. 좀 이해해 줘."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지만, 이 현상은 단순한 핑계가 아니다.

실제로 뇌와 호르몬이 변하고 있는 중이다.

배고픈 직장인이 시계를 보며 예민한 표정을 짓는 장면
배고픈 직장인은 호르몬이 변합니다

 

 

배고픔은 뇌에게 위기상황이다

 

우리 몸은 일정 수준의 포도당을 유지해야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요.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 식사를 못 하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몸은 그걸 ‘위기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되기 시작하죠.
이 호르몬들은 원래 위협에 반응해서 우리를 각성시키는 역할을 해요.
하지만 동시에, 짜증, 불안, 공격성도 함께 높입니다.

 

그래서 평소엔 무시하던 말도 괜히 거슬리고, 친절한 말투에도 ‘왜 저렇게 말하지?’ 하고 과민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당신은 지금, 과학적으로 짜증날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뇌 에너지와 감정 컨트롤의 상관관계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관입니다.
전체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 소비는 전체의 20%를 차지하죠.

 

특히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은 혈당이 떨어지면 활동이 둔해지고,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는 오히려 예민해집니다.
즉, 논리보다 감정이 앞서게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왜 별것도 아닌데 욱하지?”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뇌가 굶주려서 그렇습니다.

 

실제 용어도 있습니다: 헹그리(Hangry)

영어권에서는 이 상태를 ‘ 헹그리(Hangry)’라고 부르죠.
Hungry(배고픈) + Angry(화난)의 합성어예요.
단순한 신조어처럼 보이지만, 미국심리학회(APA)에서도 배고픔이 감정조절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들이 여럿 발표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배고픔 = 단순한 허기가 아니라 감정 상태에 영향을 주는 생리 반응인 셈이죠.

 

 

실생활 팁: 짜증을 줄이는 배고픔 관리법

 

배고픔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예민해지지 않도록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1. 오전 간식 챙기기

- 바나나, 견과류, 삶은 달걀 등은 혈당을 서서히 높여줘요.

 

2. 공복에 커피는 피하기

- 공복 카페인은 위에 자극도 주고, 짜증을 더 유발할 수 있어요.

 

3. 점심 전 회의는 피하기

-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회의는 식후로 미루는 게 좋습니다.

 

 

오늘의 한 줄 과학

“배고픔은 뇌의 에너지를 앗아가고, 감정의 브레이크를 무디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