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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야식은 더 맛있게 느껴질까?

by 알신과학 2025. 6. 4.

왜 밤만 되면 라면이 당길까요?

야식 욕구의 원인을 호르몬과 뇌 과학으로 풀어드립니다.


 

퇴근 후, 조용해진 집. 샤워도 끝내고 침대에 누웠는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리. "꼬르륵..."

 

분명 저녁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픕니다.

대충 과일이나 채소로 때워볼까 하다가, 어느새 손은 라면 봉지를 뜯고 있죠.

왜 하필 이 시간엔, 라면이나 치킨, 피자처럼 기름지고 짠 음식이 그렇게 당길까요?

 

그냥 습관일까요? 아니면 정말 몸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걸까요?

사실 이건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몸속 호르몬들이 몰래 작당을 하고 있었던 거죠.

야식을 먹는 직장인의 모습
밤에 야식을 먹는 직장인

 

 

야식 충동의 과학: 렙틴과 그렐린

 

우리 몸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두 호르몬이 있습니다.

하나는 렙틴(leptin), 또 하나는 그렐린(ghrelin)입니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주는 호르몬입니다.

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뇌의 시상하부에 "이제 배불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반대로 그렐린은 위장에서 분비되며, 뇌에 "배고파요, 뭔가 먹어야겠어요"라는 신호를 보내죠.

 

그런데 이 두 호르몬은 하루 중 분비량이 변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렙틴 분비는 줄고, 그렐린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현상은 우리의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는 이 호르몬들의 균형이 더 크게 흔들립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 상태에서 그렐린 분비는 증가하고 렙틴은 감소해 더 많은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왜 과일보다 라면이 더 당길까요?

 

배고픔을 느낄 때, 우리의 뇌는 단순히 칼로리만 보는 게 아닙니다. '도파민 시스템'이 함께 작동합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우리가 기분 좋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은 도파민 분비를 크게 자극합니다.

그래서 야식으로 라면 한 그릇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이 기억이 다음에도 또 같은 선택을 하게 만듭니다.

일종의 '야식 중독 사이클'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버드 의과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도파민은 우리가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의 즐거운 기억을 각인시키고, 다시 그 행동을 반복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은 날엔 이 시스템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하네요.

 

 

 

직장인을 위한 야식 대처 팁

 

야식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늦은 밤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죠.

특히 체중 증가뿐 아니라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수면의 질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참기만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으니, 아래와 같은 팁이 도움이 됩니다:

 

  • 잠자기 2시간 전까지만 가볍게 드세요 : 삶은 달걀, 견과류, 바나나, 그릭요거트처럼 소화가 잘되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음식을 추천드립니다.
  • 렙틴 분비를 늘리는 규칙적인 수면 : 잠을 충분히 자면 식욕 억제력이 높아집니다.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야식 충동이 강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 스트레스 관리 : 명상, 가벼운 운동, 따뜻한 샤워 등이 식욕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퇴근 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음악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 도파민 대신 세로토닌 자극 : 카페인 대신 따뜻한 허브차나 라벤더 향을 즐겨보세요. 세로토닌은 안정감을 주는 호르몬으로, 야식 대신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습니다.
  • 식사 간격 조절 : 저녁식사 시간이 너무 이르면, 잠들기 전 허기가 오기 쉽습니다. 저녁은 너무 일찍 먹지 않거나, 늦은 시간엔 간단한 보충 식사를 고려해 보세요.

 

오늘의 한 줄 과학

밤마다 라면이 당기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호르몬과 뇌의 작용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