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사진은 조작이고 지구는 평평하다?”
대표적인 음모론, ‘지구 평면설’의 주장을 정리하고 과학적으로 왜 틀렸는지 짚어봅니다.
회사 점심시간, 옆자리 동료가 갑자기 말했다.
“NASA 사진들 다 합성인 거 아시죠? 지구는 사실 평평하대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유튜브 보면 다 나와요. 지구 곡률은 눈으로 안 보이고, 수평선은 언제나 평평하잖아요.”
믿기 어렵지만, 이런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도 적지 않습니다.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의 주장
지구 평면설(Flat Earth Theory)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둥근 공이 아니라, ‘접시처럼 평평한 땅’이라는 겁니다.
이 평평한 지구의 중심에는 북극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거대한 얼음 벽(남극)이 둘러싸고 있으며, 그 위는 ‘돔(dome)’ 형태의 하늘로 덮여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은 중세 이전의 우주관과 유사하지만, 놀랍게도 21세기에도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내세우는 주요 근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주 사진은 전부 합성입니다
지구 평면설을 믿는 분들은 NASA나 유럽우주국(ESA)에서 공개한 사진들이 전부 조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대표적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가 촬영한 ‘블루 마블’ 사진에 대해 “매번 대륙 모양이나 바다 색이 조금씩 다르다”라고 지적하며, 이 점을 합성의 증거로 해석하죠.
일부는 위성 사진 속 구름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 세계 정부와 과학자들이 우주의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2. 수평선은 언제나 평평해요
바다나 고지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눈에 보이는 선은 평평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는 “지구가 휘어 있다면, 멀리 있는 배나 건물이 보이면 안 된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시야 한계와 빛의 굴절, 그리고 대기의 왜곡 현상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중력은 없고, 밀도 차이 때문이죠
중력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구 평면설 신봉자 중 일부는 “무거운 물체가 떨어지는 건 중력이 아니라, 밀도 차이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는 아래로 가고, 가벼운 건 위로 뜬다는 식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무시한 주장입니다.
밀도만으로는 위성 궤도, 해류, 대기 순환 등 복잡한 현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4. 비행기 노선이 이상하지 않나요?
이들은 항공 노선 또한 지구가 평평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남반구 간의 항공편 경로가 직선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대부분 기상 조건, 항공사 운영, 환승, 안전 고려 등의 현실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최단 거리’는 직선이 아닌 **대권항로(Great Circle Route)**처럼 보이게 됩니다.
과학적 반박은 간단합니다
1. '우주 사진은 합성'에 대한 반박
NASA, 유럽우주국(ESA) 등은 수십 년간 인공위성과 탐사선을 통해 지구와 우주의 실제 사진을 수천 장 이상 공개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1972년 아폴로 17호가 지구 상공에서 촬영한 ‘블루 마블(Blue Marble)’ 사진은 합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촬영된 실사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같은 민간 우주 기업들도 고화질 영상과 사진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으며, 이 자료들은 전 세계의 과학자들에 의해 함께 공유되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2. 수평선이 평평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
지구는 반지름이 약 6,371km에 이르는 거대한 구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높이에서 바라보는 시야로는 곡률이 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고도 비행기나 우주 공간에서는 수평선이 확연하게 휘어져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심지어 고도 30km 이상의 기상 관측용 기구나 풍선에서도 지구의 곡률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중력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물체가 떨어지는 건 중력 때문이 아니라 밀도 차이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뉴턴의 중력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중력은 지구가 가진 질량 때문에 물체를 지구 중심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이 힘이 없다면, 공기와 물, 그리고 우리 인간도 지구에 고정되지 않고 떠다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주장을 믿게 될까요? – 심리적인 이유
이런 음모론을 믿게 되는 이유는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세상이 통제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대체 설명을 찾으려 한다”라고 말합니다.
“정부나 과학계가 숨기고 있는 진실” 같은 이야기는
사실 여부를 떠나 사람들에게 짜릿함과 일종의 우월감을 줍니다.
게다가 유튜브나 SNS의 추천 알고리즘은 비슷한 영상을 계속 보여주기 때문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의 한 줄 과학
“지구는 평평하지 않습니다. 눈보다 더 정직한 건 중력과 물리 법칙입니다.”